당뇨병 초기증상은 눈에 띄지 않게 시작된다. 잦은 갈증과 소변, 쉽게 배고파지는 ‘삼다 증상’을 비롯해 이유 없는 피로, 시야 흐림, 상처 회복 지연 같은 변화들이 대표적이다. 당뇨병은 갑자기 생기는 병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되며, 이 신호를 일찍 알아차릴수록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다.
당뇨병은 흔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질환이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아직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초기 신호를 지나쳐 버린다는 데 있다. 당뇨병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니다. 혈당이 서서히 높아지는 과정 속에서 몸은 이미 여러 차례 경고를 보낸다. 다만 그 신호들이 일상적인 피로, 나이 탓, 스트레스로 쉽게 오해될 뿐이다.
Ⅰ. 당뇨병은 왜 초기에 알아채기 어려울까
제2형 당뇨병은 초기 단계에서 특별한 통증이나 뚜렷한 증상을 거의 만들지 않는다. 혈당이 기준치를 넘기기 시작해도 몸은 한동안 이를 감내하며 일상 기능을 유지하려 한다. 그래서 병원 검사를 받지 않는 이상, 스스로 이상을 감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 과정에서 일부 사람들은 별다른 자각 증상 없이 혈당 수치만 조용히 높아진 상태로 지내기도 한다. 흔히 ‘무증상 당뇨’라고 불리는 경우다. 정기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증상이 없다는 것은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이 시기에 혈관과 신경 손상이 서서히 시작될 수 있다. 혈당 조절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몸은 뒤늦게나마 갈증과 피로, 잦은 소변 같은 신호를 통해 이상을 알리기 시작한다. 이 미묘한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이 조기 발견의 핵심이다.
Ⅱ. 가장 흔한 당뇨병 초기증상 – ‘삼다(三多)’의 시작
당뇨병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흔히 삼다(三多)로 설명된다.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다음, 多飮)
혈당이 높아지면 몸은 과도한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수분이 함께 빠져나가면서 지속적인 갈증이 생긴다. 평소보다 물을 자주 찾고, 밤에도 갈증 때문에 잠에서 깨는 일이 잦아진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소변을 자주 본다 (다뇨, 多尿)
혈액 속 당이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소변량과 횟수가 늘어난다. 특히 밤에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된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만 넘기기보다는 혈당 문제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쉽게 배가 고프다 (다식, 多食)
혈당 수치는 높지만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면, 몸은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 결과 식사를 해도 금방 허기가 지고, 단 음식이나 탄수화물이 유독 당기게 된다.
Ⅲ.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들 – 놓치기 쉬운 초기 신호
이유 없는 피로감
충분히 쉬어도 피곤하고, 오후만 되면 기운이 빠진다. 이는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체중 변화
초기에는 먹는 양이 늘었음에도 체중이 줄어들 수 있다. 이후 인슐린 저항성이 지속되면 체중이 다시 증가하며, 특히 복부를 중심으로 살이 찌는 양상으로 바뀌기도 한다.
시야 흐림
혈당 변동이 심할 경우 수정체의 수분 균형이 일시적으로 깨지면서 시야가 뿌옇게 보일 수 있다. 혈당이 안정되면 회복되는 경우도 많다.
피부 가려움·상처 회복 지연
혈액순환과 면역 기능이 떨어지면서 작은 상처가 잘 낫지 않고, 피부 가려움이나 염증이 반복될 수 있다.
반복되는 감염
혈당이 높은 환경에서는 세균과 곰팡이가 증식하기 쉽다. 요로감염, 피부 감염, 여성의 질염이 잦아지는 경우도 당뇨병 초기 신호일 수 있다.
Ⅳ. “아직 초기니까 괜찮다”는 착각이 위험한 이유
당뇨병은 초기에 통증으로 경고하지 않는다. 그러나 혈당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과 신경은 조용히 손상되기 시작한다. 눈, 신장, 신경, 심혈관계 합병증은 대부분 이 ‘조용한 시기’를 거쳐 나타난다.
다행히 초기 단계에서는 식습관 개선, 체중 조절, 규칙적인 운동 같은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도 혈당을 정상 범위로 되돌릴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초기 발견은 치료의 시작이 아니라, 회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Ⅴ. 이런 경우라면 반드시 혈당 검사가 필요하다
- 가족 중 당뇨병 환자가 있다
- 복부 비만이 있거나 최근 체중이 급격히 늘었다
- 단 음식·탄수화물 섭취가 잦다
- 운동량이 적고 좌식 생활이 많다
- 앞서 언급한 초기 증상이 반복된다
당뇨병은 느낌이 아니라 숫자로 확인하는 병이다. 공복 혈당과 당화혈색소 검사만으로도 현재 상태를 비교적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마무리 –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자
당뇨병 초기증상은 작고 모호하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갈증, 피로, 잦은 소변 같은 사소한 변화들은 몸이 마지막으로 보내는 정중한 경고일 수 있다.
그 신호를 알아차리고 한 번의 검사를 받는 것, 그리고 생활습관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미래의 합병증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당뇨병은 늦게 발견할수록 관리가 어려워지지만, 일찍 알아차릴수록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