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 뮌하우젠 증후군 – 보호라는 이름의 가장 위험한 폭력

QUICK ANSWER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은 보호자가 타인에게 질병을 가장하거나 실제로 유발해 ‘헌신적인 보호자’라는 관심과 인정을 얻으려는 정신질환이다. 피해자는 주로 아이이며, 이는 치료의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학대이자 범죄로 다뤄진다.

아이가 자주 아픈 집이 있다. 이상할 정도로 병력이 길고, 검사와 입원은 반복된다. 보호자는 늘 곁을 지키며 의료진에게 협조적이고 헌신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장면의 중심에 있는 아이는 묻지 못한다. “왜 나는 계속 아파야 하나요?”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은 보호와 돌봄이라는 외피를 쓰고 나타나는, 가장 발견하기 어려운 학대다.

Ⅰ.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이란 무엇인가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Munchausen Syndrome by Proxy, MSBP)은 의학적으로 허위성 장애의 대리형으로 분류된다. 보호자가 자신이 아닌 타인, 주로 자녀에게 질병을 가장하거나 직접 유발함으로써 관심과 인정, 동정을 얻으려는 행동이다.

핵심은 ‘누가 아픈가’다. 뮌하우젠 증후군이 자기 자신을 환자로 만드는 장애라면, 대리형은 타인을 환자로 만든다.

Ⅱ. 왜 더 위험한가

이 증후군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피해자가 선택권이 없다는 데 있다. 아이들은 증상을 설명할 능력도, 상황을 거부할 힘도 없다.

  • 불필요한 검사와 시술을 반복적으로 받는다
  • 의도적인 약물 투여나 감염 노출이 발생한다
  • 신체적 손상뿐 아니라 심각한 정서적 외상을 겪는다

일부 사례에서는 실제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지점에서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은 더 이상 ‘질환 설명’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Ⅲ. 보호자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대리형의 보호자는 흔히 이상적으로 보인다.

  • 의료진에게 매우 협조적이다
  • 아이의 증상을 누구보다 상세히 설명한다
  • 병원에 오래 머무르며 간병을 자처한다
  • 관심과 동정이 집중될수록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는 학대를 의심하기보다, ‘불쌍한 보호자’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Ⅳ. 왜 이런 행동을 하는가

동기는 복합적이지만, 공통된 심리 구조가 반복된다.

  • 관심과 인정에 대한 강한 의존
  • 보호자 역할을 통해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욕구
  • 과거의 방임, 학대, 상실 경험
  • 관계 속에서 자신이 사라진다는 불안

아이의 아픔은 수단이 된다. ‘헌신적인 보호자’라는 역할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

Ⅴ. 뮌하우젠 증후군과의 결정적 차이

두 증후군은 같은 뿌리를 공유하지만, 윤리적·법적 위치는 전혀 다르다.

  • 뮌하우젠 증후군: 자기 자신이 피해자
  •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 타인이 피해자

따라서 대리형은 치료 이전에 보호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는 개인의 심리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개입해야 할 학대 사건이다.

Ⅵ. 어떻게 발견되고 개입되는가

의료진은 다음과 같은 신호에 주목한다.

  • 보호자와 분리되면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
  • 검사 결과와 증상이 일치하지 않는 반복적 패턴
  • 병원 변경이 잦은 이력

의심이 확인되면, 의료·아동보호·법적 시스템이 동시에 개입한다. 치료는 보호자의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의 안전을 중심으로 설계된다.

마무리 – 보호라는 이름으로 가려진 진실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은 이해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부모라는 존재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러나 이 불편함 때문에 눈을 돌릴수록, 피해는 더 길어지고 깊어진다.

이 증후군을 정확히 이해한다는 것은, 의심하자는 말이 아니다. 보호와 헌신이라는 이름 아래 숨은 폭력을 구분해낼 수 있는 언어를 갖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