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하우젠 증후군은 실제로 아프지 않음에도 질병을 가장하거나 스스로 증상을 만들어내는 정신질환이다. 목적은 금전적 이득이 아니라 ‘환자’로서의 관심과 돌봄을 받는 데 있다. 거짓말이나 연기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심리적 장애로 분류된다.
병은 보통 피하고 싶은 것이다. 아프다는 말은 불편함과 고통, 제약을 동반한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반대로, 아픔을 선택한다. 병원에 머무르고, 검사를 반복하며, 환자라는 위치에 자신을 놓는다. 이것이 바로 뮌하우젠 증후군이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큰 혼란이다.
뮌하우젠 증후군은 흔히 ‘거짓 병’으로 오해되지만, 실제로는 깊은 심리적 결핍과 왜곡된 자기 인식에서 비롯된 정신질환이다.
Ⅰ. 뮌하우젠 증후군이란 무엇인가
뮌하우젠 증후군(Munchausen Syndrome)은 의학적으로 허위성 장애(Factitious Disorder)의 한 유형이다. 본인은 실제로 질병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을 꾸며내거나 스스로 만들어 의료진의 관심과 치료를 받으려는 행동을 반복한다.
중요한 점은 목적이다. 이들은 돈, 보험금, 법적 이득을 노리지 않는다. 오직 ‘아픈 사람으로서의 관심과 돌봄’을 얻기 위해 행동한다.
Ⅱ. 어떤 행동들이 나타날까
- 의도적으로 상처를 만들거나 감염을 유발한다
- 증상을 과장하거나 거짓으로 호소한다
- 병력을 매우 상세하고 극적으로 설명한다
- 병원을 자주 옮기며 진단을 반복한다
- 검사 결과가 정상이어도 증상을 부인하지 않는다
일부는 의료 지식이 상당히 풍부해, 의사에게서 들은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실제 질병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Ⅲ. 거짓말과 뮌하우젠 증후군은 다르다
가장 흔한 오해는 이것이다. “결국 거짓말 아니냐”는 시선이다.
하지만 뮌하우젠 증후군은 단순한 거짓말이나 연기와 다르다. 행동 자체가 무의식적 보상 구조에 깊이 얽혀 있으며, 스스로 멈추기 어렵다. 환자 역할을 수행하는 동안에만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즉, 이들은 ‘속이려는 사람’이 아니라, ‘그 역할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태’에 가깝다.
Ⅳ.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될까
원인은 단일하지 않다. 다만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배경이 자주 관찰된다.
- 어린 시절 방임이나 정서적 결핍
- 아플 때만 관심을 받았던 경험
- 낮은 자존감과 불안정한 정체성
- 관계 형성의 어려움
이들에게 ‘환자’라는 역할은 사회적으로 허용된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식이 되는 경우가 많다.
Ⅴ. 뮌하우젠 증후군과 대리형의 차이
흔히 함께 언급되는 개념이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이다. 이는 보호자가 아이나 타인에게 일부러 질병을 유발하거나 가장해 관심을 받는 경우다.
이 경우 피해자는 본인이 아니라 타인이며, 학대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훨씬 심각한 사회적 개입이 필요하다.
Ⅵ. 치료는 가능한가
뮌하우젠 증후군의 치료는 쉽지 않다. 환자 스스로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인 정신과 치료와 안정적인 관계 형성이 이루어질 경우, 증상의 강도와 빈도를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 핵심은 비난이 아니라, 행동 뒤에 숨은 심리적 필요를 다루는 것이다.
마무리 – 아픔을 선택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
뮌하우젠 증후군은 불편한 질환이다. 의료 시스템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주변 사람들을 지치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행동의 중심에는 늘 같은 질문이 있다. “나는 어떤 방식으로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는가.”
이 증후군을 이해한다는 것은, 거짓을 용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취약함을 직시하는 일에 가깝다. 판단보다 이해가 먼저일 때, 치료의 가능성도 비로소 열린다.